놀면서 공부도 할 수 있는 ‘이색 박물관’ 나들이가 어때?

[대전투데이 대전=송병배기자]매서운 찬바람과 한파가 지속되며 ‘박물관’이 실내 나들이 장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소화제 만들기, 종 만들기, 국악기 연주 등 최근 박물관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신나게 놀면서 공부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 따뜻한 실내에서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충북 지역 이색 박물관을 소개한다.

교과서 속 의약유물을 직접 보고 소화제도 만들어볼 수 있는 ‘한독의약박물관’
충북 음성에 위치한 한독의약박물관(www.handokjeseokfoundation.org)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의약유물을 보유하고 있다. TV나 교과서 속에서만 보던 ‘의방유취’, ‘동의보감 초간본’ 등 2만여 점의 동서양 의약 유물을 통해 과거에는 어떻게 질병에 맞섰는지 볼 수 있다. 19세기 독일의 전통약국을 그대로 옮겨 놓은 ‘독일 약국’과 실제와 동일하게 복원해 놓은 플래밍 박사 연구실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 중 하나다. 한독의약박물관에는 과거 의약 유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직접 소화제나 십전대보탕을 만들어보는 체험도 할 수 있고, 증강현실로 소화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특히, 박물관 속 작은 미술관인 ‘생명갤러리’에서는 생명과 삶을 주제로 한 현대예술품도 감상할 수 있다. 이달 31일까지 진행되는 <달콤한 에너지-인체와 미디어아트의 만남> 기획전에서는 미디어 아티스트 하석준의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대표 작품인 <수도자-고통의 플랫폼>은 관람객 참여로 만들어지는 인터렉티브 작품이다. 2대의 대형 TV에 센서가 달려있어 관람객이 움직이는 모습이 TV 속에 알약과 선 형태로 표현된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종소리와 함께 새해 소원을 빌어볼 수 있는 ‘종 박물관’
충북 진천은 고대 철 생산 유적지 가운데 최대 규모의 제철로를 소유했던 곳이다. 종은 철을 제련하고 여기에 소리의 과학을 입혀 탄생했다. 진천 종박물관은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 받은 한국 종의 예술성을 알리고자 개관됐다. 직접 타종도 하고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는 은은한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 소원도 빌어볼 수 있다.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종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흙으로 만드는 토종체험, 범종문양 천연비누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학습도 마련해 지루할 틈이 없다. 분수대와 잔디광장이 있는 테마공원에서는 계절에 따라 다양한 공연이 열려 겨울철 가족 나들이로도 제격이다.

특히, 2월까지 기획전시 '성 찰 展'이 진행된다. 완성된 작품의 정형화된 해석을 강요하지 않고 최소한의 화두를 던져 자유로운 상상을 하게 하는 전시이다. 어둡고 한 사람만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출렁다리를 지나며 작품 탄생 의도와 과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한옥의 팔작지붕모양 등 철선으로 특색 있게 꾸며 놓은 전시작품을 통해 한국전통문화의 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국악기 소리도 들어보고 직접 연주도 할 수 있는 ‘난계국악박물관’
세계적인 음악도시로 오스트리아의 빈이나 잘츠부르크를 꼽는다면 우리나라에는 충북 영동이 있다. 국악의 시초가 되어주는 영동엔 음악과 관계되는 모든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남겨 고구려 왕산악, 신라의 우륵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추앙 받는 ‘국악의 아버지’ 난계 박연 선생을 기리는 난계국악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난계국악박물관을 찬찬히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국악과 한층 가까워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난계국악박물관 국악실에는 대금, 나발 등 관악기와 가야금, 해금, 비파 등 현악기 그리고 징, 북, 편종 등 타악기가 종류대로 전시되어 있다. 60여 점이 넘는 다양한 국악기를 동시에 만나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다뤄볼 수 있다. 또한, 민속자료전시실에는 국악인들의 녹음 자료와 국악 공연 실황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 등 귀한 자료들이 많다. 헤드폰으로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악기 소리를 들으면서 명상의 시간을 가져볼 수도 있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