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소통과 배려 … 교육사랑 전도사”

[대전투데이 대전= 이정복 기자] 250여명의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친근한 교직원이 있다.언뜻 생각하면 교장선생님이 아닐까 생각하겠지만 그저 평범한 시설직 교육공무원이다. 화제의 인물은 대전혜광학교에 근무 중인 김종규 주무관이 그 주인공. 김 주무관은 자신의 주 업무인 학교시설관리는 물론 학생들의 등·하교시 안전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이 학교에서 근무 중인 사회복무요원이 병역생활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꼼꼼히 해줘 주위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대전혜광학교는 다른 학교와 달리 특수학교인 만큼 학생들의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김 주무관은 시설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고 있고, 학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는데 멘토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사회복무요원들이 2년동안 군(軍) 병역생활을 잘 무사히 마치고 사회에 복귀하도록 때로는 아버지처럼 때로는 큰 형님처럼 이들의 생활을 보살펴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학교를 거쳐간 사회복무요원이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병역을 마치고 있다. 대전투데이는 김종규 주무관을 만나 그동안의 교육생활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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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계에 입문하신지는 언제인지요.

1992년 5월 12일 첫 발령을 받았습니다.

▲특수학교에서 근무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요.

일반학교와 직속기관에서만 근무한 저로서는 특수학교라는 곳에서 어떻게 근무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처음으로 장애학생들의 승하차 및 활동지원을 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의 복무담당자로 일을 하게 되었고, 각기 다른 12명의 사회복무요원들을 관리하고 담당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선생님들은 사회복무요원이 필요할 때에는 담당자를 통해 지원을 요청하는데, 선생님과 사회복무요원 사이에서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조율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혜광학교 초임시절 학교에서 근무 중인 사회복무요원들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갈등의 원인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 궁금합니다.

발령받아 처음 사회복무요원들을 만났을 때, 쉽지 않겠다는 걸 느꼈습니다. 12명이라는 많은 사회복무요원들은 성인이었고, 각자 자기 생각과 주장을 펼칠 수 있는 나이였습니다.

그 중 몇 명은 새로운 담당자인 저에게 기존의 방식을 고집하며 업무 지원에 불평 등 반항적인 태도를 보였고,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다른 사회복무요원들도 피해를 보는 일들이 발생하였습니다. 저는 반항적인 사회복무요원들을 개별적으로 면담을 통해 한명 한명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하고, 잘못된 생각들을 고쳐주려 노력하였으나 그들은 쉽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 가장 심한 사회복무요원 중 한명은 이유 없는 결근과 지각을 반복되게 했고, 그 결과 그는 주어진 업무를 하나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로 인해 다른 사회복무요원들의 근무의욕까지 저하시켰고, 학교는 물론 병무청에서 조차 문제 사회복무요원으로 인식 되었습니다. 그를 변화시키기 위해 병무청 지도관이 가정방문을 하고, 부모를 만나 이야기도 해봤지만, 그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징계를 받고 고발 조치를 할 수 있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의 태도로 인해 새로 들어오는 사회복무요원들까지도 영향을 주어 업무에 차질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회복무요원들의 업무인 장애학생 승하차 지도를 직접 해보면서 사회복무요원들의 어려움이 무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그들의 힘든 부분들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사회복무요원들을 대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말썽피우던 사회복무요원을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인식을 조금씩 바꿔 주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자신의 생각이 잘못됨을 인식했는지 조금씩 업무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즈음 28살의 나이 많은 사회복무요원이 한명 들어왔습니다. 그는 후임이지만 나이에 맞는 포옹력으로 동료들과 쉽게 친해지고 그들의 잘못된 생각들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형 같은 존재였고, 저는 그를 필두로 분위기 쇄신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성실히 복무하는 사회복무요원들에게는 최대한 자율권과 결정권을 부여하고, 무슨 일을 할 때면 항상 같이 협의하며 결정했습니다. 또 교장선생님과 실장님도 사회복무요원들에게 관심을 갖고 간담회를 통해 서로 이야기하며 사회복무요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사기를 올려주었습니다.

저는 점심시간에는 함께 운동을 하고, 방학 때면 식장산 등반을 통해 협동심과 동질감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처음엔 그다지 협조적이지 않았던 사회복무요원들도 점차 함께 웃고 즐기며 다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불평불만 가득하고 어둡던 분위기는 긍정적이고 함께 웃으며 주어진 업무에 협조하는 좋은 분위기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말썽부리던 사회복무요원도 그런 과정들을 통해 무사히 소집해제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모든 사회복무요원들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주어진 업무에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보람된 일이라면 무엇인지요.

사회복무요원들이 각자 복무를 열심히 해줍니다. 어떤 요원은 병무청에서 주관하는 체험수기를 써서 상을 탄 적도 있고, 또 다른 요원은 복무우수자로 선정되어 병무청에서 상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복무를 열심히 해주다보니 어느새 모범기관으로 선정이 되어 대전지방병무청장님께서 직접 학교에 오셔서 사회복무요원들을 격려해주신 적도 있습니다. 첫 부임 때 안 좋았던 분위기에서 지금 이렇게 모범기관으로 선정이 될 정도로 발전한 모습을 보았을 때 감사함과 보람을 느낍니다.


▲혜광학교를 자랑 좀 해 주시죠.

혜광학교 아이들만의 순수함과 사랑스러움 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학교 내에 카페가 있어 외부 손님들이 방문했을 때 차를 마시며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장선생님과 모든 직원들이 서로를 배려하며 고마움을 잘 표현해 웃으며 근무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학교랍니다.

▲혜광학교 학생들이 주무관님을 많이 따른다고 들었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인지요.

학생들의 모습들을 통해 내 마음이 열려졌고, 서로를 보며 눈을 마주치고 교감을 하다보면 아이들의 마음이 움직여 행동하고 그러다보면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인생철학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내 마음을 다스려라”
내 마음의 기쁨과 감사가 있으면 상대방을 존중하고 편안함으로 대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 무엇인지요.

앞으로도 현재 사회복무요원들의 좋은 모습들을 유지하며 혜광학교에서 얻은 많은 추억들을 잊지 않고 오래오래 간직하며 살아가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취재= 이정복 기자 ·사진=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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