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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 장마 중충남교육청 장학관 신경희
이정복  |  conq-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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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05  14: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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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장마 끝에 호우를 동반한 장마전선이 북상함에 따라 전국에 장맛비가 쏟아지고 있다. 오늘도, 어제도 그제도 비 내리며 세상이 온통 습하다. 어디선가 어둑신한 헛간냄새도 흘러온다. 우리 동네는 호우경보라며 전국 뉴스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엊그제 새벽 출근길은 군데군데 폭우였다. 윈도 브러시가 미친 듯이 움직여도 앞이 보이질 않았다. 줄 창 울고 싶었는데 참고 참은 눈물인지. 누구의 기막힌 슬픔일까. 나도 울면 저렇게 쏟아질까. 비상등을 켠 채, 얼음 자세로 운전하면서 생각했다. 다행스럽게도 일터 가까워질수록 빗줄기가 약해져 무사 출근할 수 있었다.

창밖에 풍경으로 앉아있는 용봉산 허리를 뿌연 안개가 감싸고 있다. 산자락에서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해 온 사장님한테 언젠가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안개가 용봉산 위로 올라가면 개이고, 아래로 내려오면 비가 더 내린다는. 안개가 우리 교육청 쪽으로 느릿하게 걸어오는 걸 보니 비가 쉽사리 그치질 않을 모양새다. 습한 기류는 북상중이다.

장마의 어원은 '댱마'란다. '댱(長)'은 긴, 오랜 이란 뜻의 한자어 '장(長)'과 비를 의미하는‘말'의 합성어로 여러 날 계속해서 내리는 비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마라고 해서 계속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다. 구름 낀 날만 지속될 뿐, 강수량이 많지 않은 경우도 있다. 작년에는 마른장마로 보령 댐이 바싹 말라 우리 지역 일대를 얼마나 애태웠던가. 기록을 찾아보니 가장 짧았던 장마는 1973년 6월 25일에 시작돼 6월 30일에 전국 평균 71.9㎜로 단 5일로 끝났다. 반대로 2006년에는 평균 699.1㎜의 비가 내리면서 연 강수량의 49.1%의 비가 내린 지리 했던 장마로 기록됐다.

우리 속담에‘삼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 달 장마에는 못산다.’라는 말이 있다. 삼년과 석 달을 굳이 비교하면 정확히 열 두 배의 차이가 난다. 연속되는 장마의 시련을 견디는 일이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는 얘기다. 기차가 탈선하고, 승용차가 가라앉고, 급류에 휩쓸려 실종하는 등 여기저기 장마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더 이상의 큰 피해가 나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기를 고대해 본다.

장마철엔 조울(躁鬱)의 곡선이 들쭉날쭉하다. 신경통 환자처럼 그 조짐은 더 빨리 스며든다. 내리는 장맛비 속에서 나는 벌써부터 바람꽃이 벙긋한다. 주룩주룩 내리는 빗물을 보노라면 축축한 감성이 핀다. 이런 날은 사무실을 박차고 먼 산이나 보러 가면 좋겠다. 거기에 분위기 좋은 호수를 껴안은 카페라도 만난다면 더 말할 나위 없겠지. 더 낮아진 하늘과 물안개와 엉겨진 늘어진 물푸레나무, 그런 풍경을 한 행 두 행 느긋하게 마시고 싶어진다.

장마철이면 절로 떠오르는 시가 있다. 천상병의‘장마’다. <내 머리칼에 젖은 비/어깨에서 허리께로 줄달음치는 비/맥없이 늘어진 손바닥에도/억수로 비가 내리지 않느냐/비여/나를 사랑해 다오/저녁이라 하긴/어둠 이슥한 심야라 하긴/무슨 빛 감도는 이 한밤의 골목 어귀를/ 온몸에 비를 맞으며/내가 가지 않느냐/ 비여/ 나를 용서해다오> 시인이 느끼는 것처럼 때로는 흠뻑 맞아 보고 싶기도 하다. 흠뻑 맞아 보면 많이 위로받는 듯한 느낌도 있을 것이다. 한번쯤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로지 하나에 몰입할 수 있다면 좋겠다.

장마 전선이 또 한 주기의 곡선을 만든다. 그 곡선 어느 지점에 햇볕은 쨍쨍 모래 알은 반짝, 신바람 한 줄기 기다리고 있을게다. 어른이 되려면 홍역을 치러야 했던 것처럼 본격적인 여름 전에 거쳐야만 하는 것이라고 장마는 내게 그렇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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