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질줄 아는 정치인 ‘안철수’
편집국장 한대수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 대표가 천정배 공동 대표와 지난 4.13선거 당시의 홍보비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했다. 안철수 대표의 이번 사퇴는 지지자나 본인에게는 안타깝지만 책임을 질줄 아는 정치인으로 후에 평가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신이 만든 당에서 부적절하고 부도덕한 사건이 발생하여 안 대표와 국민의당을 지지해준 국민에게 실망을 끼쳤으면 공당의 대표로서 마땅히 책임을 지고 국민에게 사과하고 물러나는 것이 정치의 정도이며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 대표직을 던지고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책임정치를 몸소 보여준 것이어서 주목이 간다. 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는 이번이 두 번째 이다. 안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지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당시에 7·30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패배하자 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결과는 대표들의 책임"이라면서 전격 사퇴한바 잇다. 이후 안 대표는 평당원으로 지내오다 지난해 말에는 문재인 전 대표와 새정치에 대한 대립각을 세우며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당시에도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사퇴한 안철수 대표는 다른 정치인과는 차별되는 책임을 지는 정치인이다. 지금 안 대표는 국민의당을 창당한 이후 최대의 시련에 봉착했다. 지난 10일 4.13홍보비 리베트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민에게 공식 사과했고 지난 20일에는 당헌당규에 따라 엄정조치를 약속하며 또다시 사과했다. 27일에는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검찰에 구속되고 박선숙 전 사무총장이 검찰에 출석하자,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29일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겠다” 며 당 대표직을 전격 사퇴한 것이다.

안철수 대표는 사퇴의 변에서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다. 막스 베버가 책임윤리를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라”며“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매번 책임져야할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온 것도 그 때문이며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한다”고 책임정치를 강조했다.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 내려놓겠다는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저와 국민의당은 앞으로 더 열심히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다.”고 1보 후퇴, 2보 전진을 선택했다. 정치는 책임이라는 안 대표는 자신의 대권가도가 눈앞에 닥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측근들에 대한 검찰 수사로 당 전체가 구석에 몰리며 지도부 책임론이 비등하자,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한다"며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사퇴를 두고 지도부 공백사태를 불러오며 아직 틀이 잡히지 못한 신생정당에 지나치게 부담을 지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더 열심히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다"며 사퇴의 뜻을 굽히지 않은 안철수 대표의 고집은 새정치를 외쳐온 그의 행보에 어울리는 결단이다. 국민의당의 당헌당규와 새정치 표방, 대권을 겨냥한 안 대표의 앞으로의 행보를 위해서도 책임을 지는 것은 올바른 결정으로 보여 진다. 또 정치인이든 경제인이든 조직 구성원이 잘못하여 국민에게 실망을 안기게 되면 응당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과하는 것이 합당하다. 언론이나 국민들이 책임을 지고 사과하라고 하기 전에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해야 참 정치인이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해 말, 국민의당을 창당해 지난 4·13 총선에서는 정치권의 예상을 뛰어넘는 38명의 당선자를 내면서 3당 체제를 확고히 했고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양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안 대표 역시 승승장구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비례대표인 김수민 의원을 고발하면서 안 대표의 당권과 대권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안 대표의 이번 대표직 사퇴는 일각에서 말하는 '철수정치'가 아니라 책임정치로 평가한다. 혹자는 내려놓으라고 해도 버티는데 책임을 지는 정치를 보여준 것이다. 앞으로 6개월 후면 내년도 대권 레이스가 시작된다. 국민이 원하고 지지자가 원하면 자연스럽게 대권에 합류하면 된다. 오히려 방치하고 자리에 연연하면 안 대표의 지지율과 국민의당 지지율이 더 추락할 수도 있다. 오히려 대표직까지 던지면서 책임지는 모습의 뺄셈정치가 향후 대권가도에 덧셈의 정치로 이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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