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 논설고문

도시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대전 판암동 건설현장이 불법무법천지의 건설현장으로 둔갑해 민원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분진과 소음공해는 물론이고 공사현장을 오가는 레미콘 차량과 덤프트럭들의 불법유턴과 중앙선 무시운행이 심각할 지경이다. 심지어 레미콘 차량들이 쏟아 내놓는 레미콘 잔해들로 인하여 도로범벅이 되어 통행에 불편을 주고 유해먼지공해에 시달리며 주민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건설공사가 강행되고 있다. 행정기관의 지도단속은커녕 방관과 묵인행정 자세에 주민분노가 커지고 있다. 16개 동 1565세대 아파트를 건설하는 ㈜삼정기업의 무책임한 건설행각에 대해 성토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향후 이 일대 주민들과의 마찰과 대립은 명약관화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판암동 아파트건설현장 주변의 붕괴현상으로 인한 안전사고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데 있다. 건설에 앞서 환경영향평가와 주변의 안전에 대한 사전 조사가 분명히 이루어진 가운데 공사가 진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형식적인 절차만 거친 것인지 의아할 정도로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건설공사가 시작되던 철거단계에서부터 주변과 각종 마찰을 빚어온 이 건설업체는 공사를 벌이면서도 주변의 불편을 아랑곳하지 않는 낮이 두껍고 상식을 벗어나는 밀어붙이기식 건설공사를 강행하며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급기야는 안전위험사태까지 초래하고 있다.
이 일대 아파트건설공사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가장 큰 피해사례 중에 하나는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어 어린 학생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데 있다. 인근 동신중학교는 학교급식실에 가스를 공급하는 보일러실 벽면과 지반이 심하게 균열이 되어 자칫 대형사고발생의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임시방편으로 대처해 놓고 공사가 버젓이 강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스보일러실 옆 건물의 지반도 균열이 심각한데도 이른바 눈가림식 콘크리트 땜방 겉포장만 해놓고 어물쩍 넘기며 안전에 대한 정밀 진단이나 상응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특히 가스탱크가 있는 가스보일러실 벽면이나 지반의 균열현상은 매우 심각해 앞으로 지반 침하나 균열이 더 진행되어 자칫 가스안전사고나 붕괴사고가 발생할 경우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져 학생들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학교당국이나 교육청, 행정기관, 해당 건설사인 삼정기업 등의 안전불감증은 거의 방치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전지역에는 지난 3월 대전 동구 용전동 빌라에서 가스가 폭발하는 큰 사고가 발생하여 피해주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하지만 동신중학교의 가스보일러실의 균열과 지반 침하 사태와 조짐이 심상치 않다. 이를 좌시할 경우 용전동가스폭발사고보다 더 큰 사고발생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가스보일러실의 소방 등 불법적인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언론들마저 나서서 그 심각성을 보도하며 이 현장을 보게 되면 마치 세월호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신속한 대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안전을 위해서는 판암동 아파트 건설공사는 즉각 중지되어야 하며 안전장치가 충분히 마련될 때까지 공사가 중지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관련 기관들의 행정대처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외면하고 공사가 강행되어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그 막중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어떤 개발 명목이던 지역개발이란 지역민들의 편의와 발전을 위한 공동체적인 발상이 우선되어야 하며 주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추진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금 당면하고 있는 동신중 학생들의 안전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무시하고 현실인식을 안이하게 판단하여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될 경우 엄청난 불행한 사태가 빚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인근 급식실에서는 학생들이 밥을 먹고 있다. 우리는 이미 세월호의 불행한 사고를 경험했으며 그 황당했던 악몽을 잊을 수 없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작은 위험요인도 결코 소홀히 다뤄서는 안 된다. 이 때문에 국가안전처도 신설되어 각종 안전에 대한 국가적 대처를 강화해오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업체들의 이해득실에 매달려 주변들의 민원과 경고를 무시할 경우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판암동 건설현장의 총체적 부실을 재점검해 적절한 행정조치를 단행할 것을 다시금 강조하고 싶다.
인근에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의 컴퓨터교육장도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교육권과 환경권을 침해당한 장애인들의 집단시위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판암동 4단지 주민들도 비상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건설사의 횡포와 주민불편, 안전위험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모두가 귀를 기울여 보아야할 대목들이다. 평화롭고 아름다워야 할 5월에는 불편이 더욱 가중되어 대전 판암동 아파트건설공사현장은 지속되는 소음공해와 유해 미세 분진공해 등 그야말로 지옥과 같은 주변 환경과 안전위험 때문에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할 지경이다. 또한 마사토 즉 굵은 모래 지반을 갖고 있는 이 일대는 장마철로 이어지게 될 경우 동신중학교 가스보일러실은 물론 인근 학교건축물이 지반붕괴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관련당국은 판암동 아파트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이 위험천만하다는 주변의 우려 섞인 목소리를 결코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강조하건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말 것을 건설사인 삼정기업과 행정당국인 대전시청, 대전시 동구청, 대전시교육청, 동부교육청은 명심하여 주변민원을 다시 한 번 살피고 이들이 주장하는 바를 면밀히 파악하여 신속한 대처에 나서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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