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한대수

이념도 소신도 없는 이합집산 정당
국민의 준엄한 심판 필요


정당의 정치는 당의 이념과 정강정책 그리고 목적과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당을 만들어 세력을 규합하고 대권과 총선으로 정권을 잡거나 다수당이 되어 지지자들의 요구에 맞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정당정치이다. 그런데 각 당의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을 서로 모셔가는 이삭줍기 전쟁이 벌어지는 희한한일이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다. 소신도 신뢰도 정당의 이념도 없는 이합집산이 벌어지고 있다. 의원수를 늘이고 당선자를 늘리고 세력불리기에 혈안이 된 모습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올바른 정당정치가 점점 실종되고 이념도 신뢰도 없이 당선만 되면 된다는 식으로 탈당과 다른 당으로의 입당을 감행하거나 여야가 이삭줍기로 당의 세 불리기에 혈안이 되고 있어 이념정당이 점점 실종되고 잡탕정당이 되는 것 같아서 참으로 개탄스럽고 씁쓰레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당의 세력 확장은 필요하다. 그러나 마구잡이식 세를 불리는 정당은 오래가지 못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없으며 자칫하면 당의내분으로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면서 국민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만다. 그래서 국민들은 당의 이념과 정강정책 그리고 출마한 후보자들의 인물을 잘 살펴보고 정당을 선택하며 투표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천에서 탈락했다고 아무런 소신도 없이 자신의 당선과 안위만을 생각하고 이당저당 왔다 갔다 하는 이른바 철새정치인들이 양산되고 있고 각 당에서도 이념과 정강정책은 외면한 채 이들을 받아들이고 영입하는 이합집산의 진풍경이 연출, 막장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면서 우리의 정치가 아직도 정치 후진국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자조 섞인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민주주의는 정당정치를 근간으로 하며 정당은 정치적인 주의나 주장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정당의 목적인 정권을 획득하여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조직한 단체이다. 올바른 민주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끼리 모여서 정당을 결성하거나 정당에 가입하여 정치를 펼치는 것이 원칙이다. 야당은 여당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하고 발목을 잡으며 자신들의 지지층을 규합하고 그들의 이익을 대변해왔다고 포장을 한다. 여당도 힘겨루기로 버티면서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그들의 이익을 대변해 온 것이라고 주장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여야는 지지층이 일정부분 다르게 구성돼있다. 여는 중도보수를 천명하고 야는 중도 좌익을 대변하고 있다. 물론 국민의당은 극우와 극좌를 제외한 넓은 스펙트럼으로 중도층을 겨냥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양상이 일정부분 변모하며 당의 이념이나 노선의 검증도 없이 상표에 흠이 없고 언론에 크게 오르내리지 않으면 괜찮다면서 상대당의 공천탈락자들을 영입하고 받아들이는 진풍경을 만들어내며 난리법석들이다. 이삭줍는데 주저하지 않고 세불리기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강도 정책도 뜻도 다른 곳에서 정치를 하던 인물을 영입이라는 미명하에 입당을 받아들이거나 탈당하면서 이당저당을 저울질하던 정치인들이 늘고 있다. 정당정치에 맞지 않는 이합집산이 거리낌 없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민정당에서 새누리당을 거쳐 더민주당에 입당해 당의 비상대책위 대표를 맡고 있다. 더민주에서 탈당한 조경태 의원은 새누리당에 입당해서 공천이 확정됐다. 강봉균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새누리당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다. 국민의당도 새누리당 과 더민주당에서 탈당한 의원들을 영입해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었다. 또 새누리당에서 공천이 탈락한 의원이나 인물을 영입하기 위해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안간힘을 쏟았다. 더민주당은 진영 전 전보건복지부장관을 영입했다. 진영 의원은 새누리당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인물이며 3선이나 지낸 인물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무두가 영입을 제안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물론 이들 중에 색깔이나 노선이 비슷한 정치인도 포함돼있다. 그러나 당의 이념이나 정치노선이 분명하게 검증되지도 않고 상대당에서 공천이 탈락되거나 공천에서 배제된 인물들을 마구잡이로 영입하는 것은 국민들을 혼란하게 만들며 당의 정체성에도 문제가 있다. 이는 모두 정당정치의 그간을 흔들며 왜곡된 잡탕정당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국민 눈에 비쳐지고 있다. 소신도 없고 이념도 없이 자신만 당선되면 되고 당에서는 한사람이라도 더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세력싸움으로 비쳐지는 것이 작금의 정치형태이다. 국민들의 심판도 비난도 개의치 않는 모습에 한숨이 흘러나온다. 국민들이 새로운 정치를 원하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구태를 답습하며 헌정치를 하고 있다. 당의 이념이나 정책적 소신도 없이 공천에서 탈락했다는 이름으로 이당저당 왔다 갔다 하는 이합집산이나 소신도 신뢰도 없는 철새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이 철퇴를 가하는 냉정한 심판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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