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66개 대학을 상대로 대대적인 등록금 감사에 착수했다. 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전국 66개 대학을 대상으로 등록금 사용내역 등 회계전반에 대한 본감사를 벌일 모양이다. 교육과학기술부 등 외부인원을 포함해 사상 최대 규모인 399명의 감사 인력을 투입한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해 주요 대학들이 대부분 감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66개 대학을 수도권 소재 대규모 대학과 부실개연성이 높은 대학, 예비조사에서 비리 관련 제보가 접수된 대학 등 크게 세 범주로 나눠 감사를 진행한다. 앞서 지난달 30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예비조사에서는 등록금 상승을 유발하는 대학들의 갖가지 수법이 드러났다. 집행 불가능한 경비를 예산에 편성했다가 적립금으로 쌓아두거나, 법인이 부담해야 할 법정부담금이나 인건비를 교비회계에서 부담하는 등의 수법 등이 발각됐다. 감사원은 이번 본감사가 대학운영의 투명성을 답보하는 전기를 마련하고 등록금을 내리는 계기로 만들어야한다.

감사를 받는 대학들이 모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학들이 총지출 규모를 확대하거나 등록금 외 수입을 감소시켜 등록금 상승을 유발하는 것으로 감사원 예비조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이 이번에 감사인력을 대거 투입해 등록금 인상률이 높은 대학을 대상으로 본감사에 착수한 것은 나른대로 이유가 있다. 지난 달 7일부터 15일간 전국 30개 대학의 등록금.재정 운용 실태 예비조사 결과 등록금 부당인상의 주된 유형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감사원에 적발된 대학들은 총지출 규모를 확대하거나 등록금 외 수입을 감소시켜 등록금 상승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총지출 규모 확대 사례를 보면 일부 대학은 집행이 불가능한 경비를 예산에 편성한 뒤 불용처리했다가 적립금으로 적립했다. 또 법인과 협력병원이 부담해야 할 법정 부담금, 인건비를 교비회계에서 부담하고 법인회계. 산학협력단 회계 등에 교비회계 자금 부당전출 사례도 적발됐다. 이처럼 등록금외 수입을 감소시킨 사례를 보면 교비회계 수입을 법인회계에 수입처리하거나 발생할 것이 확실한 수입을 수입예산에 미계상하고 전년도에서 이월된 예산을 과소 계상했다. 불합리한 제도나 부적정한 제도운영으로 등록금 인상 요인을 유발시켰다.

그런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고액의 등록금으로 공부에 전념해야할 대학생들이 대부업체에서 학자금을 빌리고 빚에 허덕이면서 빚을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휴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인재로 육성해야 할 책임이 있는 대학이 외형을 키우고 미래를 답보하기 위해 전입금은 줄이면서 등록금으로 모든 것을 충당하려는 사이에 대학생과 학부모들이 그 책임을 떠 않고 있는 이상한 형국이 돼버렸다. 물론 정부와 정치권도 그 책임에 자유로울 수는 없다. 대학생 5만여명이 대부업체로부터 800억 원을 대출받았다니 말이다. 그것도 허가받은 대부업체 상위 40개 업체만 조사한 결과라니 기가 막힌다. 얼마나 많은 대학생들이 고금리에 허덕이고 있을지 생각만 해도 안타까운 일이다. 더욱이 대출받은 대학생 수가 최근 1년 사이에 57.2%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빚을 못 갚아 연체된 대출금이 118억원이다. 1년 전보다 77.5%나 증가했다. 대학생 연체율은 14.9%로 대부업체 전체 연체율(7.2%)의 2배가 넘는다. 이들 대학생들은 상당수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취업도 제한을 받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청년들의 꿈을 우리사회가 지켜줘야 한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정부와 정치권이 등록금인하를 추진하고 은행권이 적극 나서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은행권이 방안을 찾는다면 해법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대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장기간 예치하고 저리로 대출해주는 금융상품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대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여 졸업 후에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자기가 벌은 수입으로 빚도 갚게 된다. 감사원도 이번 감사에서 등록금 인상률과 적립금 비율, 내부 회계간 전출액 등 재정상황을 집중 점검해서 등록금이 인하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한다. 공립은 물론 사립대학의 경우도 경영이나 학사관리가 부실한 곳은 과감히 토출되도록 염격히 감사해야한다. 신입생 충원율이나 중도 탈락율 등 지표가 평균보다 낮은 대학, 비리와 관련해 접수된 정보나 민원사항, 계약. 재산변동 현황 등의 확인이 필요해 감사대상으로 선정된 대학을 철저히 감사해서 확인된 문제점을 분석해 등록금 책정, 예산집행 등 대학재정 운영의 건전성.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도 제시해야한다. 이번 감사는 전무후무한 대대적인 감사이다. 이번 감사가 유명무실하거나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감사하여 등록금이 인하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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