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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이 간다충남도교육청 장학관 신경희
이정복  |  conq-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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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25  14: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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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지나고 봄비 내리는 우수를 건너 정월 대보름이 지나갔다. 정작 대보름엔 날이 흐려 보름달을 보지 못했다. 그저 마음속에 걸어두었는데, 다음날 둥그렇게 떠올랐다. 달빛이 참 좋았다. 온 세상에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 듯 온통 환했다. 둘 곳 없어 서성이던 맘 추스르며 소망도 빌었다. 월출하듯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그 얼굴 그 마음에도 만월이 떠올랐을 거다.

2월은 3월을 준비하는 설렘으로 가득한 달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학교의 2월이 그렇지가 못하다. 새 학년도를 기다리는 2월에 교사들은 새로운 학교생활을 준비하며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다. 최근 어느 일간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롭게 만나는 아이들부터 바뀐 교육정책 업무 등 부담이 커서 교사들이 불면증은 물론 악몽에까지 시달린다고 한다. 서글픈 현실이다. 거기다가 이른바 광속으로 불리는 온라인 문화에 아이들보다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큰 부담요소란다. 8년차 어느 초등 교사는“ 아무리 젊은 감각을 유지하려고 해도 아이들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새 학년도가 되면 학생들과 학부모만 불안한 게 아니었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걱정인형을 안고 있다. 어느 샌가 학교의 2월이 꿈과 희망과 설렘의 달이 아니라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받는 달이 돼버렸다니.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씁쓸하다. 학교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가. 교직이 매력적인 이유는 해마다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이제 몇 일 있으면 학교는 다시 피돌기를 시작한다. 교사들은 새로운 눈망울들을 만나게 된다. 아이들의 눈망울에 희망을 담아주는 교사들이 넘쳐나기를 소망해 본다. 웃음소리 찬란한 행복한 학교를 꿈꾼다.


2월이 간다. 일년 중 가장 짧은 달이라선지 애련하게도 참 빨리 간다. 어느 시인은‘외로움을 아는 사람, 떨쳐버려야 할 그리움을 끝내 붙잡고 미적미적 서성대는 사람은 2월을 안다’고 했다. 떠날 것은 스스로 떠나게 하고, 오는 것은 조용한 기쁨으로 맞이하는 것이 삶의 순리다. 계절은 가고 또 오는 것. 봄인가 싶으면 겨울임을 잊지 않게 한다. 꽃샘추위 한창이다, 하지만 겨울인가 싶으면 봄이다. 산 아래 이곳저곳에서 봄은 고양이처럼 다가와 있다. 오늘처럼 조용한 오후. 아무도 살지 않는 빈 마루에 분명 봄이 슬쩍 댕겨갈 것이다. 겨우내 죽은 듯 서 있던, 우리 집 쪽 마당 산수유나무 가지마다에도 꽃봉오리가 돋았다. 이래저래 봄바람이 쏘삭이다 보면 하나둘 노랗게 터지겠지.

저물어가는 마음들이 모여 달빛이 되는 밤. 겨울 별들은 유난히 더 반짝인다.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던 시가 생각난다. 하나를 얻기 위해 열을 버렸던 기억 있는가. 나를 버릴 수 없어 언제나 욕심의 그늘에서 까마득히 주저앉아 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켜켜이 앉은 겨울 먼지 털어내듯 욕심부스러기 쓸어내고 새순처럼 살 일이다.

밤낮없이 비밀 노트에 푸른 생각 적어 넣었듯이 오늘은 새순처럼 연한 마음을 적는다. 그러면 나비와 새 들이 하늘에서 날아와 읽고 가려나. 도무지 읽을 수 없는 몇 줄의 시처럼 시간이 흘러가고 흘러간다. 길이 사라졌을 때 그래서 아득할 때, 비로소 내 자신을 들여다본다. 돌아보니 자리 없이 떠돌던 기억의 응어리들. 시절을 놓친 미련이었다. 그렇게 2월이 간다. 한낮의 온기어린 어린 햇살에서 겨울의 끝을 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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