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 장학관 신경희

붉은 원숭이해 신정 연휴를 보내고 첫 출근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중순으로 접어들었다. 진심과 형식이 적절히 버무려진 새해 인사를 나누자마자 해외출장이 잡혀 있어 다녀왔다. 시차 적응도 되기 전에 떠나와 출근을 한 탓인지 오후가 되니 동공은 있는 대로 풀리고 머릿속은 멍하니 다시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다.

누구나 공평하게 새로 받은 희망의 백지. 무엇이든 시작하면 잘 될 것 같던 새해 첫 날. 그 다짐들이 무색해져 간다. 새로 받은 백지 위에 무엇부터 적을 것인지. 무엇을 향해 달릴 것인지. 무엇을 얻기 위해 땀을 흘릴 것인지. 케롤드웩은 <성공의 새로운 심리학>에서 마인드 세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가 말하는 마인드세트는 두 가지다. 자질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믿는 고착 마인드세트와 자질이라는 것은 노력만 하면 언제든지 향상될 수 있다고 믿는 성장 마인드세트가 그 것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나는 무조건 성장 마인드세트에 무게를 준다. 성장 마인드세트는 용기를 안겨주고, 목표와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길까지 열어주기 때문이다. 방향과 목표가 정해지지 않은 행동에는 이유와 동기가 사라지고,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무기력을 가져온다. 학생들에게만 꿈과 목표를 가지라고 할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 살면서 꿈과 목표는 반드시 가져야만 한다. 그것은 삶의 방향이 되고, 모든 행동의 이유와 동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마음챙김(mindfulness)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엘렌랭어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는 마인드세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객실청소원 연구’를 소개했다. 종일 힘든 육체노동을 하는 청소원들에게 그들이 하는 일을 마치 헬스클럽에서 기구로 근력운동을 하는 것과 같다고 마인드세트를 바꿔보게 했다. 그 한 가지 외에 다른 것들은 변화시키지 않았다. 오로지 마인드세트 하나를 바꾼 결과, 실험집단은 혈압, 체중, 체질량지수 등이 줄어드는 신체적 변화가 나타났다. 이 모두가 자기 일을 운동으로 여기겠다는 마음의 변화가 작용한 결과였다. 평소의 일을 노동이 아닌 운동으로 여기겠다고 마인드세트를 바꾸니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더라는 것이다.

마인드세트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다.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라는 것이 증명된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만큼 마음먹기는 중요하다. 나의 마인드세트 하나로 나와 내 주변의 인생이 바뀐다. 새해 다짐은 안녕하신지. 신년다짐, 과연 얼마나 지속될까. 캐나다 심리학자인 리처드 코스트너가 연구해 본 결과, 일주일 만에 포기한 사람이 22%, 한 달이 지났을 때는 40%가 포기했다고 한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 같진 않다. 굳은 각오로 한 다짐들이 쉽게 허물어지지 않도록 수시로 마인드세팅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라도 신년계획을 다잡고 실천해도 늦지 않다. 자신을 불신하기보다 가슴 설렘으로‘나는 할 수 있다’마인드세팅으로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실천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반드시 할 수 있다고 끝까지 믿는 마음이 중요하다. 더불어 수시로 장미가시에 찔리기라도 한 듯 나를 돌아보며 살 일이다.

해 아래 사는 이의 기쁨으로/ 다시 새해를 맞으며 새롭게 다짐합니다/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그리하면 나의 삶은/ 평범하지만 진주처럼 영롱한 한편의 시(詩)가 될 것입니다/ 이해인 수녀님의‘새해 약속은 이렇게’로 내 마음을 리세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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