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학생들이 청소년 학생들에게 사랑으로 인성을 키워주는 마음 '눈에 띄는 학교'

대전예지중·고등학교는 지난 31일 학교 주차장에서 ‘사랑 나눔 바자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랑 나눔 바자회’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포기하는 청소년 학생들의 장학금 마련을 위해 함께 공부하는 성인 학생들이 시작한 뜻 깊은 행사로서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했다.

대전예지중·고등학교는 어린 시절 갖가지 사연으로 학업의 기회를 잃었던 성인들과 일반 학교에서 일탈한 청소년 학생들에게 학업의 기회를 주어 사회 일원으로 당당히 나아가게 하는 대전, 충남 유일의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다.


이날 학생들이 기증한 의류 및 잡화, 가전제품 등 각종 물품들이 짧은 시간에 모두 판매되었으며, 잔치국수와 부침개, 가래떡 등 먹을거리가 풍성했다.

또한 청소년 학생들이 1년간 노작활동을 통해 수확한 고구마 판매를 시작으로 텃밭 농사를 짓는 학생들의 농산물(무, 배추, 토란 등)이 인기를 모았으며, 김장철을 앞두고 산지에서 가져온 젓갈류는 예약 판매를 실시해 주부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 수익금은 학업과 생활이 어려운 학우들에게 지원되었으며, 수업료와 교통비를 지원 받은 손창두(고2, 가명, 21세) 학생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포기하려고 했는데 학교의 관심과 학우들의 사랑에 깊이 감사하며,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간 학생회 송옥자(고3, 가명, 70세)회장은 ‘이번 바자회에는 지역 주민들이 많이 방문하여 먹거리를 함께 나누고, 필요한 물품을 사가서 학교와 지역 간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된 것이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바자회를 통해 학교의 공익사업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성인이나 청소년, 누구나 공부할 수 있는 대전예지중·고등학교는 주부와
청소년들이 공부하는 주간반과 직장인을 위한 야간반으로 나뉘어 총 538명이 재학 중이며, 대학교 진학률이 80%에 이른다.


중학교는 무상교육으로 교과서 일체가 지원되며, 1년 3학기, 중학교 2년, 고등학교 2년 과정이다. 현재 2016학년도 신입생 모집 중이며 대전 시내 뿐만 아니라 세종, 공주, 논산, 금산, 청주, 영동 등 시외 지역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학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장거리 통학을 하며 배움을 향한 열망을 불태우고 있다.

바자회를 찾은 졸업생 김귀선(가명, 60세)씨는 “어릴 때는 부모님이
오빠랑 남동생만 가르치고, 딸들은 배울 필요가 없다고 말해서 많이 원망하며 살았는데, 나이 50에 중학교 공부를 시작하면서 학교생활이 너무 재미있어서 오히려 그때 안 가르쳐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귀선씨는 또 “올해 대학을 졸업하면 4년제 편입학을 할 계획인데,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좋고, 평생교육시대에 배움을 통하여 사회를 위해 작은 봉사를 하며 열심히 살겠다.”고 말해 주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작지만 큰 학교, 대전예지중·고등학교에 학업의 기회를 잃은 성인과 청소년들이 많이 찾아와 이런 뜻 깊은 행사가 앞으로도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김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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