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열정이 있는 건강한 교육공동체 구축”

[대전투데이 대전= 이정복 기자] 박노권(57) 목원대학교 총장의 포부는 간단했지만 진정이 느껴졌다.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것. 그는 “교수는 마음껏 연구하며 가르치고, 직원은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학생은 꿈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성원 모두가 역량을 집중해 함께 일할 수 있는 건강한 교육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대학경영의 목표라고 했다. 이를 통해 대전·충남지역 제1의 명문사학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그는 ▲건학이념 구현을 통한 기독교학교로서의 정체성 유지 ▲안정적인 재정확보를 위한 학교발전기금 조성 및 중대형 국책과제 수주 ▲모든 구성원이 잠재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 활성화 ▲경쟁력 있는 대학 만들기를 위한 연구 및 행정역량 강화 ▲내구성이 강한 대학을 만들기 위한 직제개편 및 합리적 구조조정 등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신학대학 교수이자 목사임에도 재정확보 등 대학경영에 대한 뚜렷한 소신이 이사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목원대 신학대학 75학번이다. 신학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교수다. 먼저 내 삶의 뿌리인 목원대에서 총장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목원대는 감리교단에 의해 설립된 기독교학교다. 원형, 즉 건학 정신으로 돌아가는 게 대학의 목표가 돼야 한다. 그것이 변함없는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기독교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하는 게 목원대 총장으로서의 역사적 소명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기독교학교로서 정체성을 잘 유지하려면 학교법인의 재정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이를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재정안정은 기본으로 돌아가기 위한 전제조건일 수밖에 없다.”

▶기독교대학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학교법인의 재정안정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구체적인 복안은 있나.

“총장에 출마하고 정책 발표를 하면서 발전기금 50억 원을 모금하겠다고 했다. 기금 모금을 위해 나름대로 많은 연구를 해왔다. 그 중 하나로 목원사랑 1인 1만원 1구좌 운동을 지난 몇 개월간 15 교회 이상을 방문하며 해왔다. 현재 교회를 통해서만 300여 구좌가 들어왔다. 이 과정에서 절실히 느낀 것이 있다. 먼저 학교 구성원들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총장이 먼저 1억 원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1년에 2500만원씩 4년 간 1억 원을 먼저 기탁할 것이다. 학교를 살리기 위한 총장의 마음을 동문들에게 전한다면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모금이란 게 사실 어려운 부분이 많다. 모금운동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있나.

“우선 대학발전기금 조성위원회를 구성해 동문목사, 동문, 기독실업인 등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모금운동을 전개하겠다. 현재 여러 목사님들이 발전기금 지원을 약속했고, 우리대학 신학과를 졸업한 사업가도 내년부터 매년 1억 원씩 발전기금을 내기로 했다. 이런 후원자를 계속 만들겠다.”

▶모금만으로는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대덕문화센터 등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일도 서둘러야 하지 않겠나. 재정확보를 위한 또 다른 계획은 있나.

“총장이 먼저 헌신하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총장관사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처분해 어려운 학교재정에 활용하겠다. 대덕교육문화센터 매각도 서둘러야 한다. 어려운 학교재정을 위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학정문 앞 부지는 50%를 수익시설로 사용할 수 있다. 외부 투자로 건물을 지을 필요가 있다. 가령 멀티플렉스 영화관이나 대형마트 등을 유치해 임대료를 받고, 20년 기부 채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장기임대를 통한 현금자산 확보 방법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장동과 효평동 토지가 있는데, 개발제한구역이라 개발이 용이치 않은 게 현실이다. 수련원이나 실습장 등의 교육용으로 사용하거나 외부업체에 장기 임대 혹은 개발 후 매각조건으로 공동개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재정확보 외에 가장 중요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또 이를 위한 방안은 있나.

“많은 교수님들에게 늘 들어오던 말씀이 있다. ‘소통이 문제’라는 얘기였다.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소통하는 총장이 되겠다. 그리고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중간평가를 2016년에 받아 자기쇄신과 학교쇄신의 기회를 삼도록 하겠다. 의사소통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의 창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학장, 교수, 행정부서 담당자들(과장)과의 정기적 대화는 물론 매주 화요일 아침 경건회 후 총장이 직접 얼굴을 대하고 학내외 현안들을 간단히 소개하고 질의응답도 하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갖도록 하겠다. 각 대학의 학장도 단과대학별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 그래야 교무위원회에서 각 대학의 입장이 분명히 반영되고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다. 중요한 학사관련 문제나 제도 개선, 대규모 재정 지출이 소요되는 사업 등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

▶기독교대학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앞서 얘기했듯 하는 신학대학 교수이고 목사다. 건학이념 구현이 나에게는 중요한 이슈이고, 앞으로 목원대가 대학 간 무한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도 학교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현재 모든 학생들이 채플을 4학기 이수해야 한다. 매주 5000여명의 학생들이 채플에 참석한다. 믿지 않는 학생들, 삶의 의미를 찾는 젊은이들이 참석하는 채플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좋은 강사를 자주 초청하겠다. 또 유능한 목사님들을 교회의 후원을 받아 단대별로 파송해 신앙지도와 상담을 하도록 하겠다.”

▶본질을 강조해왔다. 교육의 내실화, 교수의 연구역량 강화가 대학 존립의 본질일 텐데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비교과과정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취업준비관련 동아리, 외국어, 심화학습, 음악·미술활동 등 다양한 비교과과정이 있다. 이런 과정을 강화하면 교수와 학생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이는 학생들의 교육만족도를 높게 하고 정부평가에서 요구하는 사업들의 중요한 실적도 된다. 따라서 졸업 전까지 최소 5개 정도의 비교과과목을 이수해야 하는 졸업인증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세계화 시대 속에서 외국대학들과의 실질적인 교류도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학생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세계를 꿈꿀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신학대학은 매년 7~8명을 미국 뉴욕지역에 한 달간 보내고 있고, 유럽과 아시아지역을 매 방학 때마다 2팀 이상을 파견해왔다. 매 학기 외국학자들을 초청해 강의를 듣도록 했는데, 우리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우리대학의 좋은 제도인 3+1을 계속 발전시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본다. 연구는 교수의 당연한 의무다. 대학평가 및 각종사업 신청에서도 중요한 지표다. 당연히 연구 활동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원을 강화해나가겠다.”

▶조직 혁신을 위한 실행방안은 무엇인가.

“먼저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통해 행정역량을 강화하겠다. 행정업무 진단 및 평가관리를 위한 행정업무 평가 팀을 구성하고, 업무책임제, 책임경영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뒤 내년부터 실행하겠다. 본부에 집중돼 있는 행정업무를 단과대학과 학과로 대폭 이양하고, 단과대학장과 학과장의 권한 및 책임도 강화하겠다. 단과대 자율적 예산도 확대할 것이다. 신입생 충원노력도 현재 중앙집중 방식에서 단과대별로 분산하고, 경쟁력 있는 학과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다.”

▶학생 수 감소로 대학들이 대학평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학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번에 선정된 ACE사업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사업단에 권한을 위임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줄 것이다. 이번에 탈락한 LINC사업은 가을학기 시작하면서 팀을 구성해 미리 준비하도록 하겠다. 특히 교수들의 산학협력실적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해 평소 실적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


“목원대 전신인 대전감리교신학교 시절 남자기숙사 확장을 위해 건축기금을 내놓은 사람이 있었다. 칼 크리켓(Carl Critchett) 목사다. 1960년대에 1만 달러라는 거금을 보냈다. 당시 그의 나이가 80이었다. 아무도 없이 혼자 지내는 노인이 푼돈을 아껴 모은 돈을 우리학교에 보내준 것이다. 그는 ‘몸과 재산을 모두 아낌없이’ 우리대학에 준 잊을 수 없는 큰 은인이다. 이런 분들의 헌신을 자양분으로 목원대가 성장해왔다. 크리켓 목사의 마음을 이어받아 4년 동안 봉사하는 총장이 되겠다.”

대담= 이정복 정치행정부장 ·정리= 김태선 기자

☞박노권 목원대 총장은?

목원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드류대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목원대 신학대학 교수로 부임한 이후 학생상담봉사센터 소장, 신학대학원장, 신학대학장, 학생생활연구소장, 한국기독교상담심리치료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7월 23일 재적이사 1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학교법인 감리교학원 목원대 이사회에서 제8대 총장에 선임됐다. 임기는 9월 1일부터 2018년 8월말까지 4년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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