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어느 인터넷 전문조사업체에서 네티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전 국민의 56.2%가 통신언어 사용하고 있어 표준어 맞춤법에 익숙하지 않다는 응답을 하여 우리말을 연구하는 뜻있는 분들의 우려를 자아내게 하였다. 이처럼 인터넷 통신언어도 문제이지만 사회저변에 흩어진 각종 제품설명서에도 오류가 많다. 컴퓨터나 자동차, 휴대전화, 가전제품, 약품 등의 설명서는 읽으면서도 우리는 그 뜻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립국어연구원은 74종 372건의 설명서를 조사한 ‘제품설명서의 문장실태연구’(김문오 학예연구사)를 펴냈다. 어려운 한자어를 쓴 문장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어를 써서 어려워진 문장과 부자연스러운 경우 등을 뽑아내어 알기 쉬운 문장으로 고쳤다. 그 한 예로 약품의 설명서이다. ․가끔 국소적인 소양감, 발적, 발진, 겨모양의 박리, 피부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가끔 부분적인 가려움, 빨갛게 부어오름, 두드러기, 겨 모양의 표피 벗겨짐, 피부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본제는 경구투여 후 위장관으로 흡수되어 최적흡수는 식후 복용시에 나타 난다 → 이 약은 복용 후 위장관으로 흡수되어 식사 후에 약을 복용해야 최적의 상태로 흡수될 수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위의 어려운 제품설명서를 읽다가 질려 중간에 접거나, 아예 버리고 의사나 약사의 말을 믿고 사용 할 뿐이다. 쉽고 부드러운 우리말로 제품설명서를 사용하자. 전자제품을 구입하면 대부분 설명서의 어려움에 고개를 흔든다. 그 예의 하나. ․슈퍼트래킹은 노이즈가 없는 최적의 화면을 → 고속 탐지기능은 화면 이상(또는 떨림)이 없는 최적의 화면을 ․디아블로2 플레이어의 레벨에 따라 그 순위가 정해지는데, 그 순위는 스탠다드 래더와 하드코어 래더로 나뉜다. → 디아블로2 게임 참여자의 수준(또는 등급)에 따라 그 순위가 정해지는데, 그 순위는 표준 단계와 핵심 단계로 나뉜다. 이렇게 풀어 놓으면 좋을 것을 영어와 한글이 난해하게 조합된 어려운 설명서로써 이 말을 만든 담당자만이 알 수 있는 암호 같은 말이다. 이 밖에 어렵고 부자연스러운 우리말은 도처에 많다. ․이 약을 투여중인 환자에게는 자동차의 운전 등 위험을 수반하는 기계의 조작에 종사시키지 않도록 주의 하십시오 → 이 약을 투여 중인 환자는 자동차의 운전을 비롯하여 위험이 따르는 기계를 조작하지 않도록 주의 하십시오. ․승하차시 발, 다리 간섭으로 인하여 부상이 우려되오니 → 승하차시 무릎이나 다리가 부딪혀 다칠 우려가 있사오니 등이다. 대부분의 의약품이나 전자제품이 이렇게 어려운 설명서를 작성하여 고객을 혼미하게 한다. 그렇치 않아도 바쁜 사회생활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사는 우리들은 왜 이렇게 어려운 문장으로 이해를 시키려 하는가? 이런 회사 홍보실에 국문학을 전공하거나 우리말을 잘 사용하는 문인을 특별 임용하여 쉽고 부드러운 우리말로 제품설명서를 작성하도록 하면 권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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