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우리나라의 김치가 한류열풍을 따라 동남아 일대에 널리 퍼져 잘 팔린다고 한다. 예년에 중국에서는 김치가 사스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베이징의 한국 음식점을 찾는 중국인들이 부쩍 늘었고, 백화점 등에서 김치를 사재기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어느 해 일본에 갔다. ‘겨울연가’의 ‘욘사마’ 선풍과 함께 한국의 김치가 일본 주부들 손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불과 수 십 년 전 한국인이 일본의 도쿄나 오오사카 등 대도시에서 집이나 방을 얻으려면 김치냄새가 난다고 얼씬도 못하게 하던 때가 있었으니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김치속에 넣는 알토라진 이 재료를 대부분 ‘김치속’ 으로 알고 있다. 가을 김장철이되면 주부들이 이웃집으로 이른바 ‘김치소’ 품앗이를 다니고 있다. 김치속으로 알고 있는 이 재료는 ‘김치 소’가 바른 표현이다. 통김치나 오이소박이 등의 속에 넣 는 여러 가지 재료(고명)도 마찬가지로 순수한 우리말인 ‘소’라고 해야 맞다. 또한 명절에 집에서 빗는 송편이나 만두 등의 속에도 소를 넣는다. 고기와 두부, 야채를 넣으면 ‘만두소’ 이다. 팥과 콩, 대추, 밤 등 재료를 넣으면 ‘송편소’ 이다. 언제인가 동남아 일대에서 발생한 사스가 우리 한국에는 피해가 없었다. 김치소에 포함된 마늘이 항균과 항암 작용하고, 감기에 걸리면 달여 마시던 생강의 민간요법 덕분이었을 것이다. 김치소가 발효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켜 면역력을 높여준 것이다. 2011년 국립국어원은 그동안 ‘간지럽히다’는 비표준어로서 ‘간질이다’로 써야 했는데 앞으로는 ‘간지럽히다’도 ‘간질이다’와 뜻이 같은 표준어로 사용하도록 했다. 이처럼 복수 표준어를 인정하는 것은 1988년에 제정된 ‘표준어 규정’에서 이미 허용된 원칙을 따르는 것이다. 이미 써오던 것(‘간질이다’)과 추가로 인정된 것(‘간지럽히다’)을 모두 교과서나 공문서에 쓸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새로운 표준어를 익히는 불편을 겪을 필요 없이 이전에 쓰던 것을 계속 사용해도 된다. 그동안 ’눈꼬리‘는 ’눈초리‘로 써야 했으나, ’눈꼬리‘와 ’눈초리‘는 쓰임이 다르기 때문에 ’눈꼬리‘를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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