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가을철 충남 서천의 서면 홍원항에 가면 ‘전어잔치’로 해안가는 온통 떠들썩하다. 살이 통통하고 뼈가 무르며 맛이 고소하다는 전어를 먹기 위해서 전국 경향각지에서 미식가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집 나갔던 며느리도 이 맛을 못잊어 돌아온다는 전어이다. 전어는 항암작용을 하는 DHA와 EPA가 풍부하며 암세포 수를 줄이고 피를 맑게하며 동맥경화를 예방효과도 있다고 한다. 전어 창자로 절인 ‘밤젓’ 은 겨울철 김장 젓갈과 술안주로도 인기가 좋다. 지난 여름 한국소설가협회 세미나가 전남 진도에서 있었다. 진도의 섬글 소설가가 안내한 식당에서 내놓은 ‘밤젓’ 의 맛은 지금도 군침이 돈다. 쐐주 한 잔에 밤젓 한 접시는 지상 최고의 일미였다. 이날 먹은 전어회가 숙취제 여성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하자,함께 간 서울의 김 모 여류소설가는 한 잔 술에 꼬불아진 혀로 말한다. “아줌마 고거, 세꼬시 하나 더 주소, 잉!“ 횟집 벽에 써 붙인 ‘세꼬시는 아삭아삭 씹히는 감칠맛과 거친 맛이 일품’ 이란 말을 보며 하는 말이다. 대부분 ‘세꼬시”를 회 이름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아니다. 일본말 중에 ’작은 물고기를 머리와 내장을 제거 3~5”mm의 두께로 뼈를 바르지 않고 뼈째 자르는 생선요리를 ‘세꼬시’ 라고 한다. 횟집에 가면 마구로, 사시미, 스시, 와사비 등 회와 관련된 일본말이 있듯 ‘세꼬시’란 말도 일본어에서 건너왔다. 이 말이 경상도에 처음 머물며 ‘뼈꼬시’ 라고도 불리었다. 이 이름은 뼈째 먹으므로 고소하다해서 붙였다. 이에 적당한 적당한 순화용어가 아직 없어 현재는 ‘뼈째 썰어 먹는 회’ ‘‘뼈째회’ 라고 부르는 게 옳다. 우리나라의 농업이 자꾸 어렵다. 농민단체에서는 국회의사당 앞으로,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으로 몰려다니며 길거리에서 고생들이다. 흔히 말하는 ‘아스팔트 농사’를 짓느라 정부와 농민단체 등이 거세게 부딛치는 모습이 가슴 아프다. 본디 농사(農事)란 모름지기 농민이 봄에 씨앗을 땅에 뿌려 여름내내 열심히 땀 흘려 가꾸어 가을에 결실을 거두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천지만물간에 가장 신성하고 위대하며 정직한 노동의 현장이 바로 농사이다. 그런데 이 농사가 근래에 와서는 덩달아 거품풍작을 거두고 있다. 국회농사, 정치농사, 교실농사, 자식농사, 무역농사, 주식농사, 학문농사, 언론농사, 바다농사, 사이버농사 등이다. 농사란 순수한 ‘벼농사, 밭농사, 감자농사, 과수농사, 산림농사, 하우스농사 등과 같이 하늘의 햇빛과 비가 내려 농부의 정직한 땀이 함께 어우러진 노동 끝에 풍성한 가을에 결실을 거두는 농사만이 진정한 농사이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외국의 농산물과 국제무역협정의 어려운 난공불락 등 산너머 산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작금의 우리나라의 농업현실이다. 도회지의 라면 몇 상자 값 밖에 안되는 벼 가마니를 지게에 힘겹게 지고 일어서는 우리의 농투산, 앞이 보이지 않는 우리의 농업이 하늘이 내린 천직이거니 하거 힘겹게 논의 물꼬를 보는 우리의 농민들. 진실하고 신성하기 짝이 없는 우리의 농사앞에 이를 알리없는 넥타이 부대들이여! 근본없는 ‘oo농사’로 오염을 시키지 말라!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