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로 부터 대출을 받았다가 원리금 상환을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사람이 지난 1년새 24%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도 최하위등급 비중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달해 신용대란의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6일 개인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신용불량(채무불이행) 신규발생지수'는 올해 3월 20.80으로 지난해 4월의 16.83보다 23.6% 높아졌다.

신용불량 신규발생지수란 매월 새로 발생하는 신용불량자를 나이스신용평가정보가 지수화한 것이다. 지수가 높을수록 신용불량자가 많이 쏟아졌다는 뜻이다.

경기침체가 본격화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수는 상승세다. 금융기관 대출자, 신용카드 사용자, 할부금융 이용자 등 모든 부문에서 신용불량자가 늘었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집계한 10등급은 2010년 말 33만3000명에서 올해 5월 40만5000명으로 늘었다. 전체 등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4%에서 1.00%로 커졌다.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말 10등급이 45만8000명(전체의 1.21%)으로 불어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최근의 신용불량자 급증은 가계부채와 고용의 질이 나빠진 게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신평사들은 설명했다.

가계부채는 총량이 사상 최대 규모인 922조원으로 늘어났을 뿐 아니라 금융권에서 연체율이 전방위적으로 급등하는 등 질적인 문제로 악화하고 있다.

전년동기 대비 연체보유자 비중은 카드사와 할부금융사가 약 25%와 22%씩 급등했다. 저축은행(18%), 대부업체(12%), 상호금융(6%), 은행(5%)도 높아졌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 CB연구소 김형찬 팀장은 "은행의 연체율 상승은 주택경기 악화가, 제2금융권의 연체율 상승은 다중채무자 문제가 주도했다"고 말했다.

고용 측면에서도 상용직(정규직)보다 임시ㆍ일용직이나 생계형 자영업이 늘어 질이 나빠졌다.

2010년 1분기만 해도 상용직 근로자는 전년동기 대비 65만1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폭의 4.93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임시직과 자영업자는 줄었다.

올해 2분기 상황은 정반대다. 상용직은 37만9000명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임시직과 자영업자는 7만3천명과 17만3천명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계층을 위주로 고용시장이 성장해 소득개선 효과가 제한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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