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언제이던가? 신문의 머리글에 이런 기사가 실려 있어 화제가 된 적 있다. “바닷가에서 장군 5명 익사” 이 제목으로 봐서는 군대의 장군 5명이 물에 동시에 빠져 죽었다는 기사이다. 그러니 우리나라 국방부가 발칵 뒤집혔다. 별들(장군)의 조직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서해안 바닷가에서 조개를 잡아 시장에다 내다 파는 장꾼 아낙 5명이 물이 들어오는 줄을 모르고 정신없이 조개를 잡다가 결국 바닷물에 빠져 죽은 것이다. 이 기사는 이렇게 써야 맞다. “조개잡이 장꾼 아낙 5명 바닷물에 익사” 여기에서의 군대의 장군은 그냥 ‘군’이고 장꾼은 ‘꾼’이 되어야 한다. ‘-군’을 ‘-꾼’으로, ‘-대기’를 ‘-때기’로, ‘-갈’을 ‘-깔’로 하는 것처럼 말이다. 또 혼동이 잘되는 말 중에 하나가 젓과 젖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앞의 젓은 바다에서 나는 젓깔의 ‘젓’ 이고 뒤의 것은 엄마가 아이에게 주는 ‘젖’이다. ‘젓갈’은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음식을 집는 ‘젓갈’의 ‘-갈’은 ‘젓가락’에서 ‘가락’의 준말의 젓갈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음식 ‘젓깔’의 ‘-깔’은 ‘-갈’로 적으면 안되므로 ‘대깔, 맛깔’처럼 소리대로 젓갈로 적어야 한다. 때깔(드러난 맵시), 맛깔, 빗깔, 색깔, 성깔, 태깔들도 이렇게 깔로 써야 한다. 이처럼 글자 한 자 차이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우리말 나들이’에 함께하는 것 이다. 전라북도 무주군은 ‘반딧불’ 하나를 가지고 군세(郡勢)가 약한 무주를 친자연환경을 잘 활용한 무공해 청정지역으로 알리는데 성공을 했다. 반딧불하면 형설지공(螢雪之功)’이란 말이 생각난다. 이 성어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가난을 이기며 근면하게 공부에 매진하여 노력을 하다’라는 뜻이 담겼다. 이 유래는 중국 진(晋)나라 때. 차윤(車胤)은 집이 가난해 불 밝힐 돈이 없어서 여름이면 개똥벌레(螢)를 잡아 모아 그 불빛으로 공부한 끝에 성공했다. 손강(孫康)역시 가난하여 겨울밤이면 눈(雪)빛을 등불 삼아 공부해 어사대부라는 고위직에 올랐다. 이 두 사람의 근면 건실한 면학의 행적을 ‘형설지공’이라 한다. 전북 무주군의 지인한테 물었다. “정말 개똥벌레를 모아 책을 읽을 수 있을까요?” “약 1백마리 정도 모으면 천자문을 볼 수 있고, 2백마리 정도 모으면 일반신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밝기가 됩니다.” 개똥벌레는 ‘반디’ 또는 ‘반딧불이’ 이며, 반딧불이의 꽁무니에서 내는 빛이 ‘반딧불’. 근래 발간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반딧불’과 ‘반딧불이’는 같은 뜻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반딧불이는 불빛으로 암수끼리 대화. 깜깜한 밤하늘의 공간에서 반짝반짝 빛을 내며 밀어를 속삭이는 저들의 평화를 보면서 우리 인간이 얼마나 자연을 해치고 있는지 고개가 숙여진다. 지금 농촌은 농약 살포와 각종 환경오염으로 인해 애벌레의 먹이가 감소되어 반딧불이가 현저하게 줄어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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