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사시미(刺身)’와 ‘스키야키(鋤燒)’는 이미 ‘국어 순화 자료집’에서 각각 ‘생선회’와 ‘일본전골(찌개)’로 순화한 용어만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생선회’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말이다. ‘왜전골’은 ‘스키야키’ 전골의 일종으로 일본 특유의 것이므로 앞에 ‘왜-’를 붙인 것. ‘왜-’는 ‘일본식’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로 ‘왜된장, 왜간장’처럼 흔히 쓰이는 말이다. 이 말은 낮추는 의미가 있어 ‘일본’이라는 말로 대체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리’는 (汁)’가 변한 말로 ‘국어 순화 용어 자료집’에서 ‘싱건탕’으로 순화하였다. 흔히 ‘복지리(鰒)’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는 ‘복국’이나 ‘복 싱건탕’이라고 하면 된다. ‘싱건탕’은 ‘싱거운 탕’이라는 뜻으로 ‘매운탕’과 짝을 이루고 ‘싱거운 김치’을 뜻하는 ‘싱건김치’와 같은 말에서 그러한 조어법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순화어를 적극적으로 사용․보급하여 무심코 사용하는 일본어를 경계하고 그 남용을 방지해야한다. 순화어를 적극 활용 일본어의 남용 방지에 성공한 사례로는 ‘나무젓가락’과 ‘이쑤시개’를 들 수 있다. 이 말은 10여년 전 만해도 ‘와리바시’나 ‘요지’로 흔히 쓰이던 것이었으나 꾸준한 국어 순화 노력으로 이제는 거의 정착되어 간다. “우리말을 모르고 어찌 일본을 알려고 해서야 되겠는가?” 식당에 가면 식사가 나오기 전에 간단히 반주를 하자며 수육을 안주로 시킨다. 여기서 '수육'은 삶아 익힌 고기를 뜻하는 한자어 '숙육(熟肉)'에서 변한 말이다. '숙육'의 발음이 불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ᄀ'이 탈락하고 '수육'이 됐다. 본디 '수육'이 '숙육'에서 온 말이므로 대부분 돼지고기나, 쇠고기 등을 포함한 통칭의 삶은 고기 모두를 뜻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수육은 쇠고기를 말한다. 삶아서 얇게 썰어 접시에 내놓는 이런 형태의 요리는 주로 쇠고기로 하기 때문이다. 또 '갈매기살'은 돼지고기를 말한다. 반면 같은 부위의 쇠고기는 '안창살' 이라고 부른다. '수육'은 쇠고기만을 가리키는데 돼지고기는 '돼지고기 수육' 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 말이다. '수육'과 비슷한 것이 있는데 '편육이 있다. 고기를 삶아 돌덩이 등 무거운 것으로 눌러 기름기와 핏기를 뺀 뒤 얇게 저며 썬 것이 '편육(片肉)'이다. 결혼식 피로연 등에서 나오는 '돼지머리 편육'이 대표적이다. 차라리 돼지고기 삶은 고기는 '수육'이란 말보다 ‘편육'이 잘 어울리는 말이다. 물론 쇠고기도 편육은 있다. '제육'은 돼지고기를 뜻하는 한자어 '저육'이 변한 말이다. 이를 가지고 요리한 것이 '제육볶음'이다. 따라서 '수육'은 쇠고기를 재료로 한 것이고, '편육'은 돼지고기로 만든 것이며 제육은 돼지고기를 뜻하며 제육볶음이 대표적인 요리이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