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산천의 차량 결함에 이어 열차 안전운행과 직결된 선로전환기 등에서 장애 등이 발생해 고속철도 건설에 총체적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국민의 안전문제를 놓고 해결책을 내놓아야할 철도시설 기관들이 안전사고 책임문제를 놓고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간의 책임공방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정부가 브라질 등에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고속철도의 수출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우려된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개통한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에 설치된 선로전환기(76대)에서 파손, 전환불량 등 장애가 지속적으로 발생다. 지난 3일부터 신설역인 울산역(4대), 신경주역(4대)에서 사용을 중단했다. 선로전환기는 열차의 진로를 바꾸기 위한 궤도 분기기내 방향전환 장치로 선로전환기 결함은 열차탈선 사고 등으로 직결돼 철도시스템 가운데 운전상 가장 위험한 설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금까지 코레일이 집계한 선로전환기 관련 열차 탈선사고만 16건에 이르고 있다.

특히 선로전환기를 설치한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개통 직후 선로전환기의 장애를 발견하고 철도기술연구원, 제작사 등과 합동 점검을 펴왔으나 지금까지 명확한 고장 원인을 찾지 못해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허술한 감리감독으로 성능 검사를 거치지 않은 중국산 코일 스프링클립을 납품받아 고속철도 건설에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다. 서울지방결찰청은 지난달 26일 성능검사를 거치지 않은 코일 스프링클립 36만개를 중국에서 들여와 국산으로 둔갑시킨 뒤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에 납품한 철도용품업체 대표 등 4명을 입건했다. 코일 스프링클립은 열차 선로를 바닥의 침목과 연결, 고정해주는 레일 체결구의 핵심 부품으로, 이 코일 스프링클립이 느슨해지거나 인장력이 떨어지면 선로 변형 등을 가져와 탈선까지 불러올 수 있다.

그런데도 철도시설공단은 느슨한 납품검사로 코일 스프링클립 36만개 가운데 80%인 29만 6천개를 경전선, 전라선, 영동선 등 8개 노선(36.3km)에 시공했다. 사고가 터지자 당시 철도공단은 사전.사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는 안전대책을 내놨지만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해 형식적인 관리-감리감독이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시설공단은 장애 발생 직후부터 원인 규명에 나서 유압회로 변경, 오일보충 및 공기제거 등 보완조치 후 선로전환기에서 장애 발생이 없었는데도 코레일측이 일방적으로 사용중단을 결정했다며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하지만 코레일은 철도공단측에 여러 차례에 걸쳐 장애 보완을 강력히 요구, 일보 보완이 이뤄졌으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장애가 발생,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사용 중단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신설구간의 선로전환기에서 하루평균 1.9건의 고장이 발생, 더이상 유지보수에 한계를 보여 임시 조치로 선로전환기를 고정해 사용키로 한 것"이라며 "잇따르고 있는 장애에 대한 안전조치일뿐 기관간 대립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고속철도의 차량(KTX-산천), 선로 등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드러나고 있는 데도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책임 떠넘기기식 공방이 이어져 고속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불안에 하고 있다. 하루 발리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여 이용객들의 안전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한다. 그래야 국민이 믿고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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