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지 ‘숫-’인지 그리고 단위말

국립국어연구원은 국어사전에서 나오는 말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로 통일한다는 원칙에 따르되 예외로 고시(告示)된 열 두 단어를 제외했다.

‘개미, 거미, 나비, 늑대, 모기, 벌(蜂), 범(虎), 사슴, 산양(山羊), 여우, 오리, 용(龍), 이리, 자라, 할미새’ 등은 ‘수개미, 수거미, 수나비, 수늑대, 수모기, 수벌, 수범, 수사슴, 수산양, 수여우, 수오리, 수용, 수이리, 수자라, 수할미새’를 표준어로 삼았다.

국어사전은 대체로 ‘수-’결합형을 인정하여, ‘수나사, 수놈, 수사돈, 수은행나무, 수소(黃牛)’를 취하였다. ‘강아지, 개, 것, 기와, 닭, 당나귀, 돌쩌귀, 돼지, 병아리’와 결합 할 때에는 ‘수캉아지, 수캐, 수컷,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로 현 재 규정하였다.

다만, 예시어에서 보인 ‘수꿩’이 당시 사전에서는 ‘수퀑’이었다는 것과, 사전에 표제어로 올라가지는 않았다. ‘수-’와결합될 ‘양, 염소, 쥐’가 규정에서는 ‘숫양, 숫염소, 숫쥐’로 되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수와 숫을 잘 살펴 사용해야 할 것이로되! ‘표준’이란 말은 국가적 사회적 권위에 빌붙어 제법 웃어른 행세를 하곤 한다.

그 한 예로 표준말, 규격표준, 국가표준, 국제표준 들이다. 이를 벗어나면 무식하거나 표준을 못지키는 부족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보통 땅과 건축 넓이, 무게를 말 할 때 ‘평이나 근, 또는 리’ 대신에 제곱미터나 그램 등 미터법 사용하고 있다.

그램과 미터법은 대한제국 때 미터법을 들여왔으나 아직도 우리는 땅이나 집터와 아파트 등을 말 할 때 ‘몇 평’으로 해야 그 윤곽이 떠 오른다. 평방미터니 제곱미터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물량의 기초 단위인 되나 홉은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돼지고기나 쌀 등을 표현 할 때 이제는 ‘그램’으로 사용하는 만큼 일상화되었다.

서양에서는 배럴이나 갤런, 피트, 인치 등의 영국과 미국식 단위가 사용된다. 우리 단위말에서 바뀐 ‘표준’에 밀려 잘 사용하지 않는 말 들도 있다.

예전에는 논밭의 넓이를 일컫는 말로 목(結), 동, 짐(負, 卜), 뭇(束), 줌(把), 뛔기, 자(尺) 등이 있었다. 또는 하루갈이와 보름갈이 등 넓이를 나타내던 말이 있었다.

그리고 섬지기(石落只), 마지기(斗落), 되지기(升落)도 있었는데, 이 가운데 ‘마지기’ 와 단보(段步)는 지금도 잘 사용하는 단위이다.

목과 짐, 뭇, 줌 등은 사람의 노동력과 손과 발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여기에서 평이나 보는 가로세로 사람의 세 걸음(여섯자)을 기준한 것이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