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중복 표현은 군살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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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우영
작가.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동의중복 표현은 군살 1호

말과 글에서 나타나는 군살들로는 다음과 같은 동의중복(同義重複) 표현이 많다. 가령 ‘처갓집’은 가(家)와 ‘집’이 중복된 것으로 ‘처가’로 사용하면 된다.

‘약숫물, 해변가, 생일날’ 등도 동의중복 표현으로 사전에 올라 있지 않으며 오를 수도 없는 유사 합성어(또는 합성어구)이므로 다음 →표 우측 예처럼 고치는 것이 좋다.

어휘적 동의중복 현상은 처갓집 → 처가/ 생일날 → 생일/약숫물 → 약수 /해변가 → 해변, 바닷가 / 동해바다 → 동해/ 종이지질 → 지질/실내 체육관→(체육‘관’과 ‘실내’ 중복)/ 대관령고개 → 대관령/ 태교 교육 → 태교/ 역전(驛前)앞 → 역전 라인선줄 → 금, 선, 줄, 라인/ 농번기 철, 농번기 때 → 농번기/무궁화 꽃 → 무궁화/ 박수치다(‘拍’과 ‘치다’ 중복) → 박수하다, 손뼉 치다/ 혹사시키다(‘使’와 ‘시키다’ 중복) → 혹사하다/ 축구 차다(‘蹴’과 ‘차다’ 중복) → 공 차다, 축구하다.

국어의 이러한 동의중복 현상은 어휘차원(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대개 어휘가 아니고 유사 합성어나 구 차원이므로 어휘화 차원이라고 해야 하지만 편의상 어휘 차원으로 부름)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구, 절, 문장과 같은 통사적 차원에서 동의 요소가 중복된 경우. 위의 ‘~ 그럴 수 있을 것 같이 볼 수 있을 것 일지도 모르겠지만 ~’의 예에서 ‘수 있을 것’과 같은 표현이 반복된 것이 그런 예로 주의를 요한다.

차를 몰고 가며 우린 별 생각없이 이렇게 말한다. 왼쪽으로 좌회전(左回轉)하여라 → 좌회전 하여라, 왼쪽으로 돌아라/ 연휴(連休)가 계속되어 → 휴일(休日)이 계속되어, 연휴가 되어, 연휴라/ 농담 비슷하게 농담조로 한 말이었다 → 농담이었다/ 이런 결과로 인해 → 이래서, 이런 결과로/ 최고 으뜸이다 → 최고다, 으뜸이다/ 수확(收穫)을 거두다 → 수확하다/원고 많이 투고하세요 → 투고하세요// 대략 절반 쯤은 → 대략 절반은, 절반쯤은/상장을 수여해 주다 → 상장을 수여하다, 상장을 주다 / 자매결연(姉妹結緣)을 맺다 → 자매결연하다/과반수 이상의 → 과반수의, 반수 이상의/ 여행 기간 동안 → 여행 기간에 // 여행 동안에/그럴 수 있는 가능성 → 그럴 가능성/거의 대부분의 학교 → 대부분의 학교 /기타 다른 것 → 기타, 다른 것/ 최근에 들어 → 최근에, 요즘 들어/푸른 창공(蒼空) → 푸른 하늘, 창공/ 넓은(廣場) → 광장 등이다. 위에서 특히 ‘연휴가 계속되어’라는 표현은 2, 3일씩 노는 연휴가 반복되는 것이다.

한 번 연휴 때 이런 표현을 쓰면 잘못이다. 또한 문장이 바뀔 때마다 같은 뜻의 부사 형태인 ‘따라서, 그러므로’가 교대로 나타나거나, ‘그러나, 하지만’이 교대로 나타나는 경우도 부사성 군살이다. 우리가 자칫 놓칠 수 있는 일상속의 동사적 동의중복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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