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쉬한 원자력 발전소 블랙 아웃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가 발생된다. 이미 우리는 이웃나라 일본의 지난해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사실을 똑똑히 보았다. 해당지역은 인적 없는 불모지가 됐고 생활의 모든 분야에 불편을 겪고 있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섭취해야 하는 음식물을 마음 껏 자유롭게 먹을 수도 없다.

앞으로 사라갈 곳을 찾아 우리나라까지 찾았다. 그들은 과거 세계대전 중 원자폭탄 투하에 따른 엄청난 재앙을 경험했다. 그래서 지난해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원자폭탄 투하에 의한 피해에 버금가는 고통을 겪고 있다. 핵에 의한 피해는 대물림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공포 그 자체 일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에도 종종 원자력 발전소 사고 소식을 접해 왔다. 발전소내부의 일부 고장에 의한 경미한 것이기에 외부로의 피해는 미미했다. 하지만 이것도 지역민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그런데 최근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전원 공급 중단 사태가 발생했지만 내부에서 쉬쉬하며 감춰온 탓에 외부인들은 물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조차 몰랐다는 것이다.

한달이상 지나서야 알았다는 것이다. 책임자인 문병위 고리 제1발전소장은 물론 고리 원전 직원들이 하나같이 입을 닫았기 때문이다. 조직적 은폐를 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들의 변명은 가관이다. 사고 당일은 김 사장이 지경부를 찾은 날인 데다 잇따른 원전 정지, 핵안보정상회의 등 현안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면서 문책을 받을까 두려웠다고 한다.

지난 2월 9일 고리 원전 1호기는 갑자기 작동을 멈췄다. 블랙아웃(대정전)이 된 것이다. 전원 공급 중단은 무려 12분간 지속됐다. 이 사실을 김 사장은 전혀 몰랐다. 고리 원전 1호기의 블랙아웃이 조직적 은폐로 초점이 옮겨지면서 정부 당국자 사이에선 책임 공방이 치열하다.

국내 원전에 대한 안전ㆍ규제는 대통령 소속 독립위원회인 원자력안전위가, 운영 및 정책은 지경부 산하 한수원이 담당하는 등 뿔뿔이 흩어진 탓이 크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원자력안전위의 조사가 마무리되면 관계자 엄중 문책을 포함한 제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수원 김 사장도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며 책임질 사항이 있다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사후약방문이다. 만약 되돌릴 수 없는 사고로 이어졌다면 어떠했겠는가. 아찔하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