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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중소기업청장

리스크 관리해야 기업도 장수

최근 우리나라 사람의 수명이 남자는 평균 77세, 여자는 평균 84세로 30여 년 전과 비교하면 약 16.5세가 늘었다. 이는 개개인이 평상시 지속적인 운동과 건강관리에 관심을 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의료기술이 향상되면 사람은 120세 이상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한다.

법인격을 가진 기업은 어떨까. 통계에 따르면, 창업 후 5년이 지나면 65%가 사라지고, 창업 20년차에는 9%만이 생존하고 있다. 우리나라 1000대 기업의 업력도 27.5년에 불과하다. 사실 기업의 성장과정을 보면, 사람과 거의 유사하다.

사람이 태어나서 7년간 유아기와 초·중·고 교육을 받는 12년의 성장기를 거쳐 19년이 되면 성인이 되듯이, 중소기업도 창업 후 7년간 창업기와 본격적인 성장기를 거쳐 19년차에는 중견기업 또는 대기업으로 성장한다. 이렇게 유사한 성장과정에도 불구하고 수명과 업력은 왜 차이가 날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건강관리, 즉 리스크 관리다.

사람은 늘 건강관리를 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은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기업의 리스크 관리를 높일 방법이 무엇일까. 많은 CEO를 만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기업은 키우는 것’이라는 성장 논리에 매몰돼 기업 건강 관리를 미처 생각하지 못하거나 설사 안다고 해도 누구에게 자문을 구하고 진단을 받아야 할지 모르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이번에 중소기업 지원 기관들이 합심해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사람이 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하고 병이 발견되면 치료를 통해 수명을 연장하듯이, 중소기업도 기업 경영 전반에 관한 진단, 처방 그리고 치유의 3단계 과정을 거쳐 리스크를 관리하고 생존율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아울러 중소기업 지원 체계를 사업 중심(공급자)에서 기업 중심(수요자)으로 바꿀 계획이다.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기업 건강에 이상 징후가 있거나 예방 차원에서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에 의한 진단, 처방 그리고 맞춤형 치유를 실시함으로써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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