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현.jpg -남성현 산림청 남부지방산림청장 -

“네”, “^^;”, “...” 이게 무엇일까? 요즘 많이 쓰는 카카오톡 답문도 아니고, 네이트온 같은 실시간 메신저에서 친구들과 이야기 할 때 쓰는 말도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일까? 바로 필자가 1년 전 남부지방산림청장으로 부임하면서 좋은 글귀나 생각을 정리해서 직원들에게 보내고 받은 이메일 답장 내용이다. 무슨 이메일 답장이, 그것도 기관장에게 회신 하는데 내용이 이렇게 오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다. 이처럼 짧았던 문구들이 반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살이 붙기 시작하더니, 얼마 전부터는 주말에 가족들과 찍은 행복한 사진, 직장에서의 고민거리, 평소에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 등 일상의 소소한 내용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직원들에게 지나가며 슬쩍 물어보니 처음에는 뭐라고 답장을 써야 될 지도 모르겠고,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경우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그간 대화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바야흐로 소통(疏通)의 시대이다. 매일 소통과 관련된 책자가 헤아릴 수 없이 쏟아져 나오고, TV·라디오·인터넷 등을 막론하고 어느 매체이건 소통은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이다.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토크콘서트’가 유행하고 있으며 최근 술자리에서는 “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소화제)”라는 건배사도 쓴다고 한다. 소통을 입에 달고 사는 지금, 하루 일과 중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 내에서의 소통은 어떨까? 과연 소통이 말처럼 잘 되고 있을까? 스마트폰 등 각종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신입사원들은 얼굴을 보며 소통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고, 회사의 주축을 이루는 30~50대는 복잡한 기기의 작동법을 배워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보다 예전처럼 직접 만나 차를 마시며 소통하는 방법을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며 융합된 방법의 소통을 요구하고 있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 직장문화가 쌍방향보다는 대부분 암묵적으로 일방적 소통을 강요해왔고 상급자 중심의 생활 패턴이 굳어져 있기 때문으로, 디지털 시대로 급속하게 넘어오며 이런 과도기적 현상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공직사회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지방 관서는 본부와 달리 현장에서 발로 뛰는 업무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직원과의 소통 단절은 곧 대국민 행정서비스와 사업 품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필자는 기관장 등 리더와 직원들을 가로막고 있는 벽을 허물기 위해 새로운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부임 이 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미국 클래식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찰스 아이브스는 “사람들은 익숙한 소리를 아름다운 소리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생각이야말로 음악 발전의 걸림돌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소통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으니까가 아닌 새로운 변화를 위한 마중물을 꾸준히 부어보자. 소통을 잘못하면 불통(不通)이 될 수 있다.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변화가 곧 소통이다. 나는 요즈음 현장 직원들의 변화가, 진심 어린 소통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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