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의 학생들중에 30여만명의 학생들이 왕따를 당하며 죽음이나 우울증, 두려움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를 보면서 교육당국은 물론 우리사회 전체가 이를 치유하고 더 이상 왕따가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와 관심을 갖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매년 학기 초면 등장하는 학교폭력이 초중고나 유치원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걱정을 키우며 불안하고 조바심 나게 만드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주기적으로 터지는 아동 성폭력에 왕따, 금품갈취, 등 학교폭력, 학생이나 어린이를 상대로 한 폭력이 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구 여중생 자살도 학교폭력과 왕따에서 비롯됐다. 학교폭력, 왕따 학생 근절 대책이 절실하고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리나라 초·중·고교생 720만명 중 이른바 왕따(집단 괴롭힘)를 당하고 있는 학생이 약 30만명(4.1%)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국 1만 1000개 초·중·고교별로 평균 27명이 왕따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조선일보가 전국 최대 교원 단체인 한국교총과 공동으로 지난 26~27일 이틀간 전국 126개 초·중·고교 교사 126명을 상대로 왕따 실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왕따 피해 실태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분석한 내용에서 확연히 밝혀졌다. 설문 대상 교사의 24%는 우리 학급에 왕따 학생이 1명 있다고 대답했고, 28%는 왕따 학생이 한 반에 2명이라고 했다. 학급에 6명 이상 왕따 학생이 있다고 답한 교사도 1명(0.8%) 있었다. 교사 중 36%는 왕따 학생이 우리 학급에 없거나, (있어도)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교사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왕따 폭행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더 많은 학생이 왕따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왕따 학생이 많은 데도 우리는 꽃다운 어린 학생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방치했다는 생각이다.

이번에 조사한 126개 학교에서 왕따 학생이 학급(32명 기준)당 평균 1.3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개발원 통계(2011년)에 따르면 전국 1만 1000여개 초·중·고교에 22만 5000여 학급(32명 기준)이 있다. 한국교총은 "전국 22만5000여 학급에, 학급당 1.3명의 왕따 학생이 있다고 볼 때 전국적으로 왕따 학생은 29만 3000여명이라는 추정치가 나온다"며 "게다가 응답하지 않거나 모르겠다고 대답한 교사가 36%나 돼 실제 왕따 학생은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왕따 학생이 많은데도 자살학생이 나올 때 만 관심을 갖다가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이와 유사한 사건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번 대구에서 일어난 여중생 자살도 동료학생들의 집요한 왕따와 협박을 견디지 못하고 꽃다운 청춘을 꺾어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참으로 침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대전과 대구에서 발생한 여중고생 자살은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다. 또 자라나는 청소년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나갈 미래의 보고이며 기둥이다. 이들을 우리가 지키고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밝고 건강한 사회가 올 수 없다. 교내에서의 왕따나 학교폭력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당국은 물론 각 지자체와 경찰 그리고 청소년단체나 학부모 단체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모두가 동참하여 머리를 맞대고 학교폭력 추방에 나서야한다. 교육과 순찰을 강화하고 어린이들의 정서함양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폭력적인 컴퓨터 개임, 늘어나는 맞벌이 부부, 교사들의 눈치보기 교육, 학부모들의 지나친 학교교육 간섭, 내 자식은 아니다. 내 자식이 최고야라는 이런 자만과 무관심이 이를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반성해야한다. 지금도 왕따를 당하거나 당한 학생이 30만이나 된다는 현실이 지금 우리에게 이런 반성을 요구하고 심각하게 고민하라는 충고로 보인다. 왕따 없는 학교, 학교폭력이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각고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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