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대전경찰은 망신살이 뻗쳤다. 연초부터 시작해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까지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을 스스로 만들었다.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이미 바닥에 떨어졌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경찰이 그들 자신도 다스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시민들은 묻고 있다. 무엇을 근거로 시민들에게 준법을 설파 할 것인가. 자신들이 앞장서 법질서를 지키고 시민들에게 이를 선도해야 하지만 그럴 명분을 찾기가 곤란해 졌다. 수신제가(修身齊家)라고 했다. 이는 한 가정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경찰 조직의 간부로서 적절한 처신을 해야 그 구성원은 물론 시민들에 대한 안전과 법준수 요구에 대한 명분을 갖는 다는 말이다. 경찰이 없다하여 시민들이 법준수를 소홀히 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를 요구하는 자가 명분이 약해졌다는 의미이다. 시민을 보호한다는 경찰 본연의 업무수행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올해 초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 경찰 간부 A씨의 자신의 어머니를 볼링공으로 충격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대 출신인 그는 범행을 감추기 위해 강도범이 든 것처럼 꾸몄다. 범행 절차나 은폐 시도, 보험금을 타기 위한 범행동기 등이 영화에서나 볼 법한 내용이어서 경찰 내부에서도 조차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이어 3월에는 모 경찰서 소속 간부였던 B씨가 도박을 해 징계를 받았고, 음주운전도 끊임없이 잇따라 상반기에만 4명 이상이 음주운전으로 질타를 받았다. 4월에는 지구대 직원이 아래 직원들에게 돈과 양주 등을 받아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어 8월에는 대전경찰 소속 한 경찰관이 자신이 맡은 사건의 용의자 모친과 만나 술을 마시고 노래방까지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최근에는 모 치안센터 경위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하교하는 초등학생 3명을 치안센터로 끌고와 부모와 연락을 못하게 하는 등 수시간 동안 감금한 사건도 발생했다. 그런가 하면 장애인 택시기사를 폭행한 가해자를 지구대로 연행한뒤 가해자의 신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돌려보내는가 하면 심지어 가해자가 바뀌도록 했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이어서 경찰에 대한 신뢰가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 연말을 앞둔 지난 21일에는 경찰 간부가 자신의 승진을 위해 새로 취임한 청장의 사무실에 들어가 컴퓨터를 도청.해킹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대전경찰청장의 사무실에 원격제어프로그램, 녹음프로그램, 마이크 등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사건의 주인공은 경찰대 출신으로 내부에서는 에이스로 꼽히는 인물 중 하나이며 평소 일도 잘했다는 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믿었던 직원에게 발등을 찍힌 대전경찰은 현재 패닉 상태로 직원들 사이 분위기도 뒤숭숭하며 시민들 반응도 냉소적이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경찰로서 갖추어야 할 인성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경찰이라는 의식 보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 추구에 현혹된 것이 문제이다. 출세지상주의나 권위의식이 사고를 만든다. 스스로 나는 공무원이다.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의식이 가슴깊이 자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또 다시 내년에도 발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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