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이 난무하는 정치권에 국민들은 염증을 느낀다. 툭하면 여야가 서로 큰 목소리를 내며 내가 옳다고 싸우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정치, 한번 실수라도 하면 때는 이때다 하고 물고 뜯으며 네거티브 행동에 국민들은 염증을 느끼는데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정치는 타협의 산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정치권은 그렇지가 못하다. 내 의사와 맞지 않으면 국회 안에서나 밖에서나 그리고 각 정당이 자기들의 의사를 결정하는 전당대회에서도 자기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느 국민이 그 정당을 지지하겠는가? 한번쯤 곰곰이 생각해보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데 유독 정치권은 그걸 모르고 있다.

지금 국민들이 정치권의 잘못에 염증을 느끼며 새로운 세력의 등장을 희망하고 있다. 현재의 정치권에 식상해하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직도 모르는 모양이다. 정당의 지지도가 여야 가릴 것 없이 땅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는데도 자기들의 이익이나 이권 다툼에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기존의 정치권에 등을 돌리고 새로운 정치세력, 새로운 정치질서를 바라고 있다. 아무리 올바르고 정당한 안건이라고 해도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참고 인내하며 서로 타협하는 생산적인 정치를 원하고 있다.

얼마전에 국회에 취루탄이 난무하고 쇠사슬에 도끼질까지 하더니 한 전당대회에서 의결 정족수의 이견으로 난투극이 벌어졌다. 축제의 장으로 치러야 할 전당대회가 고함과 고성, 폭력이 난무하는 이전투구의 현장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의결 정족수에 대한 당헌 당규 해석을 주먹과 고함으로 해결하려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통합 반대파 대의원과 참석자는 발표를 막고자 단상을 점거했고 당직자들은 이를 막았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 듯한 추태가 전당대회 현장에서 그대로 재연된 것이다.

어떤 이유로도 회의장의 폭력은 합리화되거나 정당화 될 수 없다. 더구나 국민을 위한 정치인들이 당원들과 함께 모인 전당대회에서 마치 국회폭력을 예행 연습하는 장처럼 되어선 더 더욱 안 된다. 당원의 의견을 구하고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자리가 뒷골목과 다름이 없으니 하는 말이다. 한 정당이 자기 당의 내부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면서 더 큰 통합을 이룰 수 있겠느냐는 어는 정당의 논평은 그래서 더욱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 큰 정치를 위해 통합하는 제1야당의 모습이 겨우 이 정도라니 국민들의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통합 반대파는 전당대회 무효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다가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으니 취소했다. 제1야당의 당 대 당 통합문제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뻔 했다. 이러한 국회나 정당들의 구태모습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이 정치권에 어떤 생각을 했을지 사뭇 궁금하다. 대한민국 정치 안정을 바라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말로만 떠들어 대는 작금의 정치권을 바라보면 국민들의 대다수가 새로운 정치질서를 기대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국회안에서 폭력이 난무하고 전당대회장에 같은 당원끼리 폭력이 난무하는 정치권이나 정당의 통합이 국민적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 아무리 올바른 의사표현이라도 법과 원칙에 따라 민주적으로 그리고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정치는 국민을 상대로 해야 한다. 무조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정치도 문제지만 폭력도 안된다. 또한 통합규모를 아무리 크게 해본들 폭력은 폭력을 낳고 결국은 분열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선거를 앞둔 일시적 통합이나 포장만 바꾼 정당은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이다. 진심으로 국민을 섬기고자 한다면 국민 앞에 먼저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믿고 따르며 표로서 지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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