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베이비붐 세대’인 50대 직장인이 대거 퇴직하면서 50세 이상 자영업자가 3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그런데 이들에게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의무가입인 고용보험이 전부이다. 재취업이 어려워 노후 생활에 써야할 퇴직금으로 조그만 사업을 시작한 50대 자영업자 들이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이들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이들이 낳은 자녀들이 지금 대학에 다니는 시기라서 돈이 많이 들어가고 한창 바쁘게 살아야할 나이에 조기 퇴직하여 사업이라도 하지 않으면 갈곳이 별로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50대 창업자들 대부분이 직장을 다닌 셀러리맨들이어서 자영업을 해본 경험도 없다. 그래서 이들이 하는 창업은 도소매업이나 운수업, 숙박, 요식업 등이 대부분이다. 노후자금을 쏟아 붓고 빚을 얻어 창업을 시작하지만 성공하기가 쉽지 않아 대부분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이 실패하면 퇴직금을 사업자금에 투입해 남는 것이 없다. 사업에 실패하면 노후생활 보장이 안된다. 그래서 이들의 대책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은 설혹 실패를 하더라도 인생의 값진 경험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재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50대 자영업자는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가 어렵다. 퇴직금 등으로 사업을 시작하여 재기하기가 현실적으로 그리 녹록하지가 않다는게 문제이다. 게다가 부모님을 부양하면서 자녀들의 마지막 학비를 조달해내야만 한다. 이들에게는 경조사도 많다. 모임도 있다. 조기퇴직의 문제로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면 은퇴 후의 평화로운 삶은커녕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허덕이고 살게 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자영업자의 조기퇴직을 막아 생계형 창업을 줄이려는 시도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고령자 창업 지원창구도 변변한 게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들 50대 창업자에게 정부가 하는 일은 겨우 자기 돈을 내고 고용보험에 가입해 폐업 후에 3~6개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게 대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 어려움과 아픔을 외면하는 정부는 결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더욱이 우리나라를 세계 13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시키고 민주화를 이룩한 ‘베이비 붐’세대이다. 이들의 마지막 몸부림이 처연하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지원근거를 마련해야한다. 이들 세대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따뜻한 온정’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앞으로 수명은 점점더 늘어나고 50대의 베이비붐세대가 우리나라 인구의 상당폭을 차지하기 때문에 특별대책을 세워서라도 지원해야한다. 그에 대한 예산과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정부와 정치권은 이들 베이비붐세대에 외면당하고 이들의 삶은 곤두박질 치게된다. 국가와 정부가 소외된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들 50세 이상 자영업자들이 공통으로 겪는 외로움과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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